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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불세출의 승부사들

by TDRemon 2009.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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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불세출의 승부사들(바둑야화1)
지은이 : 조선일보 관전기자 이광구
출판사 : 한나라

차례
제 1장 고독한 황제 조훈현
 - 해가 지지 않는 '조훈현 제국'의 신화
 - 36세의 절정, 싱가포르 대첩
제 2장 야성의 표범 서봉수
 - 밟혀도 죽지 않는 들풀의 생명력으로
 - 다음은 정말 몰라요
제 3장 영원한 불사조 조치훈
 - 일본 바둑계의 기록 제조기
 - '그래도 바둑'이므로
제 4장 본인방 500년 투쟁사
 - 피어린 역사의 곡
 - 토혈국
 - 사선이 곧 활로라

안녕하세요. TDRemon입니다. 요즘 바둑에 빠져 살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바둑 기사들에게도 관심이 갔습니다.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이창호 9단에 관한 책이 었는데 이번에는 여러기사들을 다룬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대단한 기사들의 파란만장한 일생을(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다룬 책이었습니다. 한편의 드라마가 따로 필요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였습니다. 물론 저자의 필력이 한 몫을 했겠지만 좋은 재료 없이 좋은 요리가 나올 수 없듯이 기사들의 일생 자체가 흥미 진진 했을 것이리라 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 간단히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 1장 고독한 황제 조훈현
저는 이 책을 읽고 조훈현 9단에 존경과 대단함 이상의 감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선 그의 일생을 보면 그는 10세때부터 20세까지 일본에서 바둑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국방의 의무로 귀국한 공군에 들어가 전역 후 프로기사가 되었습니다. 위의 제목을 보면 알듯이 그는 '고독한'이란 수식어를 본의 아니게 달게된 사람입니다. 10년 만에 귀국한 그는 모국어가 외국어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군대에서도 서툰 말에 모두가 웃었고 한번은 바둑 해설 중에 '잇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질타를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개중에는 '그의 일생을 본다면 그것은 이해해야 한다.'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수의 목소리 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그에게 정말 멀고 먼 신적인 존재가 아닌 그도 결국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 또한 모국어를 2번 공부해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 또한 조훈현씨와 같이 일본어가 더 능숙하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한글이 더 익숙하지만 이런 부분이 나마 그와 겹치는 것이 있다는 것이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그가 '고독한'하다는 말은 듣는것은 홀로 일본에서 10년을 보내서, 귀국 후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서 홀로 지내서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 그가 '황제'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3차례 천하통일을 해냈습니다. (본인은 '천하통일'이라는 단어에 이상하게 전율을 느낍니다.) 1차 천하통일 당시 '기왕', '국수', '국기', '패왕', '최고위', '최강좌', '왕좌'의 총 9개 가운데 8개를 수중에 넣은 의 마지막 남은 타이틀은 서봉수 9단이 가지고 있던 '명인' 뿐이었습니다. 그것도 80년 7월 12일 드디오 조훈현 9단의 손에 들어가면서 1차 천하통일을 해 냈습니다. 그 이후로 2차례 더 천하통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고독한 황제'였던 것입니다. 더 이상 오를 때가 없는, 정상에서 홀홀히 도전자만을 기다리는 황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지만 그 후 국제대회인 후지쯔배 및 응씨배가 계최되었었는데 응씨배 최초 우승자는 두말 할 것 없이 그였습니다. 현재에 와서는 실력이 쟁쟁한 젊은 기사들이 많이 나와 천하통일은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저는 그래도 '황제'의 이름이 어울리는 것은 그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2장 야성의 표범 서봉수
'영원한 2인자'라고 불린 서봉수 9단... 하지만 저는 그를 2인자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고, 1등이 있으면 2등이 있듯이 단지 2등을 많이 했다는 것 뿐이지 서봉수 9단에게 영원한 2인자를 단어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옛날에 대부분의 프로기사들이 일본에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고 왔던 것에 반해 그는 정말 신토불이 였습니다. 책에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된장 바둑'인 것입니다. 위에서 조훈현 9단이 천하통일을 이룰 때 그에게 마지막 영토를 헌납한 것도 서봉수 9단이었지만 그의 제국을 무너뜨린 것도 서봉수 9단이었습니다. 그리고 2차 응씨배를 제압한 것도 그 입니다. '나의 바둑 스승은 조훈현이었다.'이란 말이나 모르는 것이 있을 때'창호에게 물어봐.' 등의 발언을 보면 그의 성격 또한 알 수 있습니다. 강자는 강자로 인정하고 그런 강자를 넘어서는 것이 그 였던 것입니다. 위에서 영원한 2인자로 했는데 분명 2인자를 많이 했다는 것은 사실 입니다. 하지만 영원히 2인자로 있지는 않았습니다.  밟아도 밟아도 살아 남는 잡초같은 생명력... 불세출의 천재 조훈현의 무자비한 독재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력... 그는 진정한 승부사입니다. 책에서 임해봉 9단이 바둑의 신과 둔다면 치수는 3점 정도 일 것이라. 라는 말은 하는데 이것을 서봉수 9단은 아무리 바둑의 신이라도 목숨을 건 바둑이라면 치수는 2점일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큰 승부일 수록 강하고, 강자에게 더 강한 서봉수 9단이라면 바둑의 신과라도 목숨을 건 2점 바둑을 두면 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버스에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 3장 영원한 불사조 조치훈
조치훈 9단.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는 한국입니다. 가끔가다 TV에서 국적이 일본으로 나와 일본인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어서 미리 말을 합니다. 그는 순수한 한국인 입니다. 그리고 일본 바둑계의 기록 제조기 입니다. 일본 최초의 7대 타이틀을 전부 한번씩 이상씩 차지해 본 유일한 기사이며 3대 타이틀인 '기성', '명인', '본인방'을 차지해 천하통일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절대로 깨지지 않는 기록은 휠'체어 대국'입니다. 일본 최대 타이틀인 '기성'을 10일 앞둔 저녁 사고로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머리와 눈과 오른팔을 제외한 모든 부위가 다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바둑을 둘 것이다. 기권이란 없다. 기권을 하느니 차라리 바둑판 앞에서 쓰러지겠다. 이걸 좀 보라. 나의 머리와 두 눈과 오른팔은 멀쩡하다. 바둑을 두는데 이것이면 충분하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결국 2승 4패로 기성 타이틀을 내 주었지만 그가 영원한 불사조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또 그는 인생의 수양도 깊었던 사람인데 그의 많은 어록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래봤자 바둑, 그래도 바둑'입니다. 그냥 잡기로 치부할 수도 있는 바둑이지만 나에게는 바둑뿐이다. 라는 그의 말을 들으면 인생의 책임감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4장 본인방 500년 투쟁사
국내 타이틀인 '국기', '최고위', '국수', '패왕'이나 일본 타이틀은 '기성', '명인' 등은 쉽게 알 수 있는데 대체 '본인방'이란 타이틀은 무슨 뜻일까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는데 본인방이란 일본의 먼 옛날부터 바둑 역사의 한 가운데 있었던 인물들의 조직? 가문? 소속단체? 뭐 그런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암자입니다. 자세한 얘기를 하자면 너무 길은 관계로 몇 가지만 말하면 본인방이란 암자에서 수도하던 한 스님이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과 한 시대를 살며 그들과 바둑도 두며 친분을 쌓고 일본에 바둑이란 틀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최초의 본인방인 본인방 산사의 유언이 마음에 들어 소개할려고 합니다. 그가 눈을 감기전에 '바둑이라면 패를 내서라도 어떻게 살아보겠지만 목숨이 꺼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구나.'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가 운명한 후 2대, 3대 등등 뒤를 있다가 20대 본인방 전촌이 은퇴를 하면서 '본인방'을 하나의 타이틀로서 일본기원에 증정했다고 합니다.

위에 어설픈 필력으로 이래저래 썼는데 직접 책을 읽어 보시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므로 혹시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게 있으시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상이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고 생각한 대략적인 내용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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